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로앤림의 이혼전문변호사 임은지입니다.
며칠 전, 평택신문에 저의 새로운 법률 칼럼 「9440억 재산분할, 시간은 누구 편일까요」가 실렸습니다. 최근 다시 대법원으로 향하며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재산분할 사건을 다룬 글이었습니다. 신문 지면의 한계상 짧고 굵게 핵심만 짚어드렸는데요, 오늘은 저희 로앤림 홈페이지를 찾아주신 분들을 위해 지면에서 미처 다 풀지 못했던 더 깊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누어보려 합니다.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보며 많은 분이 "와, 도대체 얼마를 어떻게 나누게 되는 걸까?"라며 결과 자체에 집중하십니다. 하지만 이혼 사건을 다루는 이혼전문변호사인 제 눈에는 조금 다른 것이 보입니다. 바로 ‘시간’이라는 거대하고도 변덕스러운 변수입니다.
이번 사건이 왜 유난히 꼬이고 복잡해졌을까요? 그리고 이 사건이 수백억, 수천억 대 자산가가 아닌 평범한 우리의 이혼 준비에 던지는 진짜 교훈은 무엇일까요? 오늘 그 답을 찬찬히 풀어보겠습니다.

시간이 쌓일수록 재산분할에서 살펴야 할 변수도 한 계단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9,440억 원의 재산분할, 문제는 '언제'였습니다
이혼 소송에서 부부의 재산을 나눌 때, 그 재산의 가치를 언제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법원은 원칙적으로 이혼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나눌 재산의 가액을 정합니다. 쉽게 말해, 1심이나 통상적인 마지막 재판인 항소심 재판의 변론이 끝나는 시점의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번 SK 사건에서는 이 '시간'이 엄청난 마법을, 혹은 딜레마를 부렸습니다.
사건이 처음 대법원에 가기 전, 항소심 변론이 끝났던 2024년 4월 무렵 분할 대상이 된 SK의 주가는 약 16만 원 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사건이 대법원을 거쳐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되었고, 새롭게 열린 파기환송심 변론이 끝난 올해(2026년) 6월에는 주가가 80만 원을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며 시간이 흐르는 사이 주식이 무려 다섯 배 안팎으로 폭등한 것입니다.
재판부의 고민이 얼마나 깊어졌을지 짐작이 가시나요?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 무렵의 가액을 기준으로 하지만, 이 사건은 이혼 자체가 먼저 확정되고 재산분할만 파기환송심에서 계속된 절차적 특수성도 있었습니다. 어느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분할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결국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깊은 고심 끝에 예외적인 논리를 꺼내 들었습니다. 주식 가격 자체는 2024년 4월 기준으로 묶어두되, 그 이후의 엄청난 주가 상승분은 '재산분할 비율'에 참작하여 노 관장의 몫을 3분의 1로 높게 인정해 준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금액이 바로 세상을 놀라게 한 9,440억 원입니다.
하지만 이 절충안은 또 다른 싸움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판결이 나온 후 SK 주가는 단기간에 다시 50만 원대로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분할 대상 주식의 가액은 2024년 가격을 기준으로 했지만, 그 뒤의 큰 상승은 분할 비율에 참작되었습니다. 이후 주가가 다시 내려가면서 지급해야 할 현금과 현재 보유 자산 가치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볼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셈입니다. 결국 최 회장 측은 상고 기한 마지막 날 상고장을 냈고, 사건은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2. 결코 중립이 아닌 시간, '이자'라는 무서운 변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의 무서운 시간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지연 이자'입니다.
파기환송심 법원은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이 사건 판결 주문에서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5%의 이자를 붙였습니다. 금액이 워낙 크다 보니 하루로 계산하면 약 1억 3천만 원에 달합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 사건 판결 주문의 구조입니다. 현재 상고로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상고 취하나 확정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 등에 따라 이자 계산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강제집행 가능 여부 역시 판결 주문의 가집행 선고 여부와 확정 상태 등 구체적인 절차를 따져야 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을 두고 "상고하면 비용이나 불이익 없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일반화해서는 곤란합니다. 실제 상고의 실익은 남아 있는 법률상 쟁점, 소송 비용과 기간, 현금 조달 계획, 판결 확정이 가져올 효과를 함께 놓고 사건별로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로 거액의 돈을 받아야 하는 쪽에서도 상고심이 길어질 때 생길 생활과 자금 계획의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하고요.
이처럼 소송에서 시간은 결코 공평하게, 기계적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사건이 길어질수록 한쪽에는 대응할 여유가 되지만, 다른 쪽에는 기다림의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3. 평범한 우리의 이혼이라고 다를까요?
이 대목에서 이런 질문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저건 재벌들 이야기고, 우리 집은 기껏해야 대출 낀 아파트 한 채가 전부인데 저런 복잡한 고민까지 해야 할까요?"
평범한 우리 이웃의 이혼 사건에서도 시간의 위력은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 재산과 생계가 걸려 있기에 체감하는 충격은 훨씬 큽니다.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는 시기를 떠올려 보세요. 소송이 1년, 2년 길어지는 동안 아파트 값이 수억 원씩 오르내립니다. 내가 집을 소유하고 상대방에게 그 가치의 절반을 현금으로 정산해 줘야 하는 입장이라면, 재판 도중 집값이 폭등하는 것이 몹시 두려울 것입니다. 반대로 나는 빈손으로 집을 나와 현금 정산을 기다리는 입장이라면, 재판이 늦어지는 동안 시세 상승분을 온전히 반영받지 못할까 봐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가상자산(코인)이나 주식, 사업체의 가치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루아침에도 반토막이 나거나 몇 배로 뛰곤 하죠. 주식과 가상자산의 재산분할 범위와 기준시점은 관련 칼럼재산분할이혼 재산분할, 오른 주식과 가상자산은 '언제 가격'으로 나눌까요혼인 중 오른 주식과 가상자산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기준, 사실심 변론종결일 기준시점, 자산 유형별 쟁점과 재산명시·재산조회 절차까지 임은지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2026년 7월 22일59칼럼 상세 페이지로 이동: 이혼 재산분할, 오른 주식과 가상자산은 '언제 가격'으로 나눌까요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두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0. 9. 22. 선고 99므906 판결 등)에 따라 재판상 이혼에서는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재산의 가치를 매깁니다. 대법원 2024므10370 판결 역시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가장 가까운 시점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로 재산 가액을 정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기준 날짜만큼이나 그 날짜에 맞는 감정과 시세 자료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별거 뒤 재산이 변했다고 해서 그 변동분이 언제나 공동재산에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 상황에 따른 상승인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의 연장인지, 공동재산과 무관한 일방의 노력과 비용에 따른 것인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살펴야 합니다. 별거 뒤 누가 대출을 갚았는지, 사업 가치가 왜 달라졌는지도 결국은 증거로 설명해야 합니다.
또한 이혼 자체가 먼저 재판 확정이나 조정으로 굳어진 후에 재산분할만 따로 진행되는 사건이라면 기준시점과 후발 사정의 취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5스595 결정은 이혼 조정 성립일을 기준으로 하되, 공동 노력으로 형성된 재산에 생긴 외부적이고 후발적인 사정을 특별한 경우 가액 산정에 참작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처럼 재산분할의 시계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속도로 째깍이지 않습니다.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잡는지, 그 시점과 재산 변동의 이유를 어떤 자료로 설명하는지에 따라 내가 가져갈 수 있는 몫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내 사건의 시계를 나에게 유리하게 맞추는 법
시간이 흐르면서 커지는 조급함은 협상 테이블에서 불리한 결정을 서두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냥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에 상대방이 제시한 조건을 충분히 따져보지 않고 결정하면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이혼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얼마를 받을 수 있나"라는 정적인 질문을 넘어 내 소송의 타임라인을 어떻게 가져갈지 입체적인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이때 꼭 점검해야 할 네 가지 실용적인 기준을 알려드립니다.
첫째, 보전처분(가압류·가처분)은 미루지 마세요
상대방이 재산을 몰래 처분하거나 명의를 돌려놓을까 걱정되신다면,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 이혼 소송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전이라도 가압류나 가처분 같은 보전처분을 먼저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막연한 의심만으로 무조건 인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전의 필요성, 대상 재산의 성격, 담보 제공에 드는 비용 등을 개별적으로 꼼꼼히 판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내 몫을 안전하게 묶어둔다는 심리적 안정감은 길고 긴 소송전에서 상대방의 시간 끌기에 휘둘리지 않도록 돕는 중요한 버팀목이 됩니다. 상대방 명의 재산부터 정리가 필요하다면 재산분할 대상 FAQ와 관련 칼럼재산분할이혼전문변호사가 알려주는 재산명시목록 작성법재산명시목록을 처음 받은 분들을 위해 계좌, 보험, 주식, 부동산, 퇴직금 자료를 어떤 순서로 준비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2026년 3월 27일402칼럼 상세 페이지로 이동: 이혼전문변호사가 알려주는 재산명시목록 작성법을 함께 참고해 보세요.
둘째, 재산목록은 '시세' 그 너머를 보아야 합니다
재산분할 표는 단순히 숫자만 채워 넣어서는 안 됩니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가 얼마인가’도 중요하지만, ‘당장 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가(유동성)’, ‘얽혀 있는 전세 보증금이나 주택담보대출은 누가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상대방이 나에게 현금을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시기는 언제인가’를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장부상으로 내 몫이 5억 원으로 계산된다 한들, 상대방의 자금이 꽁꽁 묶여 당장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가치는 다르게 평가하고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합의(조정)안에는 '지급 구조'를 촘촘히 설계하세요
판결까지 가지 않고 원만하게 조정이나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할 때는 돈을 받는 시기와 방식이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 조서에 단순히 "3억 원을 지급한다"라고만 적어두면 지급 시기나 이행 순서를 둘러싼 분쟁이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 돈은 언제 지급할 것인가?
- 전액 일시불인가, 몇 달에 걸친 분할 지급인가?
- 부동산 소유권을 넘겨주는 것과 상대방이 대출을 승계하는 것 중 무엇을 먼저 이행할 것인가?
- 약속한 날짜에 지급하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유효하고 실제 집행할 수 있는 책임과 담보 방법을 어떻게 둘 것인가?
이런 구체적인 '지급 구조'를 조서에 명확히 적고, 지연손해금이나 담보 같은 장치의 유효성과 집행 가능성을 사건에 맞게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건이 끝난 뒤 다시 생길 수 있는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 비율과 실제 지급 방식의 차이는 관련 칼럼재산분할재산분할 40%, 현금으로 받을 수 있을까? 대상분할·현물분할의 차이재산분할 40%가 인정돼도 현금 40%가 바로 지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4므16033·16040 판결을 바탕으로 대상분할·현물분할과 현실적인 정산 위험을 설명합니다.2026년 8월 3일9칼럼 상세 페이지로 이동: 재산분할 40%, 현금으로 받을 수 있을까? 대상분할·현물분할의 차이에서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넷째, '시세 전망' 하나만 보고 단정 짓지 마세요
상대방이 다툴 쟁점이 있다고 주장하며 항소하고, 그 결과 소송이 길어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조급해지거나 단순한 경제 논리로만 판단하면 위험합니다.
"집값이 오를 것 같으니 끝까지 버티는 게 이득이다" 혹은 반대로 "빨리 끝내는 게 무조건 낫다"는 단정은 금물입니다. 향후 법률적으로 다투어 볼 쟁점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소송이 1~2년 더 길어질 때 들어갈 소송 비용과 나의 심리적 고통은 어느 정도인지, 무엇보다 이혼 이후 나의 새로운 생활 계획을 실행하는 데 자금이 언제 필요한지를 모두 저울 위에 올려놓고 냉정하게 정해야 합니다.
5. 금액을 넘어, 시간의 결까지 살피는 로앤림의 약속
재산분할을 앞둔 분이라면 "제가 이기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벼랑 끝에 선 듯 막막한 상황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고 절박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기나긴 여정이 끝나고 일상을 되찾을 무렵 중요하게 남는 것은 판결문 마지막 장에 찍힌 숫자만이 아닙니다.
- 언제 소송의 방아쇠를 당길 것인가
- 상대방의 재산을 언제 확실하게 묶어둘 것인가
- 어느 시점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어느 시점에서 현명하게 타협할 것인가
- 내 몫의 돈을 언제, 어떤 안전한 방식으로 내 통장에 들어오게 만들 것인가
이 모든 시간의 톱니바퀴가 촘촘히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숫자는 진짜 '내 돈'이 되고 얽매였던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로앤림은 의뢰인에게 단순히 "최대치를 받아내겠습니다"라는 공허한 마케팅 구호를 외치지 않습니다. 저희는 재판의 한복판에서 의뢰인의 시간을 소중히 지키고, 사건의 금액뿐 아니라 분할의 시점과 지급 구조까지 꼼꼼히 살펴 실제로 이행 가능한 결말을 설계합니다.
이혼이라는 험난하고 막막한 여정 앞,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가 두렵게 느껴지신다면 로앤림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내 사건의 시계가 오롯이 '나의 새로운 내일'을 위해 흐를 수 있도록, 임은지 변호사와 로앤림이 곁에서 속도를 함께 조절하겠습니다.
참고자료
- 평택신문 「9440억 재산분할, 시간은 누구 편일까요」
- 대법원 2000. 9. 22. 선고 99므906 판결
-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므10370 판결
- 대법원 2025. 8. 14. 자 2025스595 결정 요지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개별 사건의 기준시점, 재산분할 범위와 방법, 이자·집행 및 보전처분 가능성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 판결 주문, 재판 진행 경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혼 재산분할] 내 사건의 시계는 누구를 위해 흐를까요? (세기의 이혼 사건이 남긴 진짜 교훈)](/_next/image?url=https%3A%2F%2Fmedia.lawseed.co.kr%2Fhomepage-images%2F799ce69a-df47-454d-8355-90b981ecf32f%2Fblog%2F20260826-column-cover-sk-divorce-original.png&w=640&q=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