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이나 조정이혼을 진행하다 보면 반드시 지나가는 단계가 있습니다. 바로 재산명시목록 작성입니다.
이 서류를 받아오신 분들은 대부분 비슷한 표정을 지으십니다.
변호사님, 이걸 제가 다 해야 하나요? 어디서 뭘 뽑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혹시 하나라도 빠지면 큰일 나나요?
막막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산명시목록은 겁먹을 서류가 아니라 순서대로 준비해야 하는 서류입니다.

재산명시목록은 왜 제출할까
재산명시는 법원이 재산분할이나 양육비 판단을 위해 당사자에게 재산목록을 제출하게 하는 절차입니다.
부부라고 해도 서로의 재산을 정확히 아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상대방 명의 계좌, 보험, 주식, 토지, 퇴직금까지 확인해야 재산분할의 출발점이 잡힙니다. 법원은 각자가 가진 재산과 채무를 먼저 보게 한 뒤, 필요하면 사실조회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더 확인합니다.
보통 재산명시명령을 받으면 정해진 기간 안에 자료를 준비해 제출해야 합니다. 기간을 넘기거나 허위로 작성하면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꼼꼼히 봐야 합니다.
준비는 두 갈래입니다
재산명시목록 준비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법원 양식에 내 재산과 채무를 적는 일
- 적은 내용을 뒷받침할 증빙자료를 붙이는 일
양식만 채워도 부족하고, 자료만 잔뜩 모아도 부족합니다. 목록과 증빙이 서로 맞아야 합니다.

계좌와 금융자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계좌입니다. 본인 명의 입출금계좌, 예금, 적금, 청약, 증권계좌를 확인해야 합니다.
잔액증명서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재산분할에서는 현재 잔액뿐 아니라 혼인 중 돈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큰 금액이 빠져나간 내역, 상대방에게 송금한 내역, 가족 명의로 옮겨간 돈이 있다면 따로 표시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주식과 펀드, 가상자산이 있다면 평가 기준일의 잔고와 평가금액도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 퇴직금, 부동산
보험은 해지환급금이 문제 됩니다. 월 보험료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해지하면 얼마가 환급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퇴직금이나 퇴직연금도 빠뜨리기 쉽습니다. 아직 퇴직하지 않았더라도 혼인 기간 중 형성된 부분이 재산분할에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은 등기부등본, 시가 자료, 대출 잔액을 함께 봅니다. 명의가 누구인지, 언제 취득했는지, 취득 자금이 어디서 나왔는지에 따라 분할 주장이 달라집니다.

채무도 숨기지 말아야 합니다
재산명시목록에는 채무도 적어야 합니다. 대출, 카드론, 보증채무, 개인 간 차용금이 있다면 자료를 확인합니다.
다만 모든 빚이 재산분할에서 당연히 반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비나 가족 공동생활을 위해 생긴 채무인지, 개인적인 소비나 투자 실패로 생긴 채무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갑자기 큰 채무를 주장한다면 그 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락 방지입니다
재산명시목록은 한 번 제출하고 끝나는 서류처럼 보이지만, 이후 재산분할 전체의 기준이 됩니다. 처음부터 빠뜨린 자료가 많으면 상대방에게 공격 포인트를 줄 수 있고, 반대로 상대방의 누락을 찾아내기도 어려워집니다.
자료를 준비하실 때는 다음 순서로 정리해 보세요.
- 본인 명의 금융기관을 먼저 전부 확인합니다.
- 보험과 퇴직금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재산을 따로 적습니다.
- 부동산은 등기, 시가, 대출을 함께 묶습니다.
- 채무는 발생 시기와 사용처를 표시합니다.
- 설명이 필요한 큰 입출금은 메모를 남깁니다.

재산명시목록은 단순한 행정 서류가 아닙니다. 재산분할의 첫 지도입니다. 처음 작성할 때부터 제대로 정리해야 이후 소송에서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