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이혼전문변호사인 임은지 변호사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사건 개요
의뢰인 K는 장기 해외출장에서 귀국하자마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월급에 압류가 들어온 것이다. 과거 상간자 소송 피고로 이름이 올랐던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선임한 변호사로부터는 "잘 해결되고 있다"는 말만 들었고 사건이 끝났다는 연락도, 패소했다는 말도 전혀 없었다.
"글쎄 저보고 본인만 믿으라면서 그냥 기다리라고 했다니까요? 그래놓고 판결문조차 안 보내는 게 말이 되나요? 변호사가 이래도 되는 건가요?"
알아보니 의뢰인의 사건은 이미 1년 6개월 전에 패소로 종결되어 있었다. 사건이 끝난 줄도 모른 채 항소 기간이 지나버린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
의뢰인은 상간자 소송 공동 피고였던 여성과 함께 같은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 여성은 원고인 남편과 이혼 소송도 동시에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변호사와 활발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반면 의뢰인은 갑작스럽게 결정된 장기 해외출장으로 자리를 비우게 됐고, 그 후로는 여성으로부터 "잘 해결되고 있어요"라는 이야기만 전해 들었다.
결국 의뢰인은 사건이 종결되고 2년이 넘어 월급이 압류당할 때까지, 변호사나 여성 어느 쪽으로부터도 판결이 나왔다는 연락을 한 통도 받지 못했다.

해결 과정
이전 판결 자체를 뒤집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우선 당장 코앞의 문제부터 해결했다. 월급에 대한 압류를 해제하고, 이전 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해 일정한 보상과 함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았다.
그다음으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준비했다. 공동피고였던 여성에게 판결금을 돌려받기 위해서였다.
상간자 소송에서 불법행위 책임은 가담자 전원이 함께 부담하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다.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하며, 부부의 일방과 제3자가 부담하는 불법행위책임은 공동불법행위책임으로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다.
—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예를 들어 위자료 2,000만 원이 인정됐다면, 이는 두 사람이 합쳐서 부담하는 금액이다. 한 사람이 전액을 먼저 납부했다면, 다른 한 사람에게 자신이 부담한 몫의 절반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이것이 구상권 청구다.
이 사건에서 의뢰인은 3,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먼저 전액 변제했다. 우리나라 법원은 상간행위에 대한 책임을 보통 50:50으로 보므로, 그중 1,500만 원은 상대 여성이 부담해야 할 몫이었다.
구상권 소송을 제기하자 상대방 여성은 갖가지 이유를 대며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다퉜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른 채 항소조차 하지 못한 의뢰인이 더 억울한 상황이었다.

결과
법원은 의뢰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구상권 청구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소송은 변호사 혼자서도, 의뢰인 혼자서도 온전히 진행할 수 없다.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소통이 원활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다. 의뢰인과 소통하지 않는 방식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